보석과 역사: 클레오파트라의 진주, 마리 앙투아네트의 다이아몬드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보석은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권력의 상징이나 사랑의 증표 그리고, 정치적인 도구로도 활용되어 왔는데요. 보석과 관련된 역사적인 인물과 그에 관련된 이야기는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알아봤습니다

클레오파트라와 진주

클레오파트라는 기원전 1세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이자 세계사에서 가장 매혹적인 여성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언변과 지성, 외교술에 그치지 않고 미모까지 겸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 클레오파트라가 벌인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 중 하나는 진주를 녹여 마신 사건 입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 앞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집트의 부와 위대함은 로마의 모든 것을 초라하게 만들 수 있다."
이 말과 함께 그녀는 귀에 걸고 있던 거대한 진주 한 알을 식초에 녹여 마셨다고 하는데요.  ( 출처: 고대 로마의 학자 플리니우스 'Natural history')

당시 이 진주는 로마 전체의 1년 세입과 맞먹는 가치였다고 전해지며, 클레오파트라는 진주를 녹여 마심으로써 로마보다 이집트가 더 부유하고 강하다는 정치적 메세지를 전달한 사건이라고 합니다. 실제 진주가 식초에 완전히 녹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이 사건은 고대 사치의 상징으로 수천 년간 회자되어 오고 있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다이아몬드

마리 앙투아네트는 18세기 후반 프랑스 혁명 직전의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오스트리아에서 시집 온 왕비로, 당시 프랑스 민중들에게는 사치스럽고 무관심한 권력자로 인식이 되곤했는데요. 다이아몬드와 관련된 사건 하나가 터지면서 그녀의 이미지는 더욱 추락하게 됩니다.

프랑스의 한 보석상이 어느 날 왕비인 그녀에게 세상에서 가장 비싼 다이아몬드를 팔고 싶어 했고, 그녀는 구매를 거절하게 됩니다. 그 사이 '잔느 드 라 모트' 라는 사기꾼이 그녀의 이름으로 목걸이를 사는 척 위조 편지를 쓰게 되고, '루이 드 로앙' 추기경은 왕비의 환심을 사기 위해 목걸이를 대신 구매하게 되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요.

정작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 목걸이에 무관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중의 분노를 사게 되었고, 결국 이 사건은 프랑스 혁명의 불씨가 됩니다.

엘리자베스 1세의 진주와 루비

엘리자베스 1세는 튜더 왕조의 마지막 군주로, 종교 개혁과 대영 제국의 해상 패권을 이끈 인물입니다. 그녀는 결혼하지 않고 국가와 결혼했다는 상징적 정체성을 만들어낸 여왕으로, 보석을 매우 전력적으로 활용했다고 하는데요.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화를 보면 늘 진주 장식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귀걸이와 목걸이, 왕관, 드레스 자수까지도 진주로 치장이 되어있는 것인데요. 진주는 당시 순결과 위엄 그리고 신성함을 상징하는 보석으로 여겨져, 엘리자베스 여왕의 '결혼하지 않은 순결한 어머니'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유용했다고 합니다.

또한, 진주 뿐만 아니라 붉은 루비와 에메랄드 등으로 장식된 화려한 목걸이와 왕관을 착용하며 정치적 위엄과 왕권을 강화했다고도 전해집니다.

인디라 간디의 전통 보석

인디라 간디는 인도의 초대 총리였던 자와할랄 네루의 딸로 1966년부터 1984년까지 인도의 총리를 두 차례 지낸 인물입니다. 그녀는 단지 정치인일 뿐만 아니라, 인도의 문화와 전통을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인도는 역사적으로 루비, 에메랄드,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등 귀중한 보석들의 주요 산지이자 소비지 였습니다. 따라서, 그녀는 국제 무대에서 늘 전통적인 인도 사리와 함께 사파이어나 루비, 진주와 같은 전통 보석을 착용하면서 인도 여성의 자부심과 인도 문화의 정체성을 표현해 냈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의 다이아몬드

나폴레옹은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뒤 1804년 황제로 즉위한 유럽 전역을 장악한 전략가이자 개혁자입니다. 그는 권위의 상징으로 보석과 장식을 매우 철저하게 활용한 인물이었다는데요.

나폴레옹은 황제 대관식에서 아내 조세핀에게 루비와 다이아몬트가 박힌 왕관을 씌웠고, 자시의 검에도 화려한 보석 세공이 들어간 장식을 선호했습니다. 그가 만든 '나폴레옹 다이아몬드 목걸이', '임페리얼 크라운' 등은 제국의 권위를 상징하는 보석으로 남아있으며, 현재는 루브르 박물관과 프랑스 국보로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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